
FA 계약 선수를 두 명이나 1군 스프링캠프에서 제외했다. 지난해 야수진 세대 교체에 성공한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에 새바람이 분다.
롯데는 2025시즌 스프링캠프 명단을 지난 20일 발표했다. 김태형 감독을 비롯해 코칭스태프 13명과 함께 투수 20명, 포수 5명, 내야수 9명, 외야수 7명으로 총 41명의 선수들이 오는 24일 1차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대만 타이난으로 향한다. 내달 21일까지 1차 캠프를 치른 뒤 22일부터 3월5일까지 일본 미야자키로 옮겨 2차 캠프를 소화하는 일정이다.
투타에서 주요 선수들 대부분 포함된 가운데 베테랑 내야수 노진혁(36)과 김민성(37)의 제외가 눈에 띈다. 정훈(38)을 비롯해 박승욱(33), 최항(31), 손호영(31), 전민재(26), 고승민(25), 나승엽(23), 한태양(22), 이호준(21) 등 9명의 내야수들이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노진혁은 2022년 11월 롯데와 4년 총액 50억원에 FA 계약했다. 장타력을 갖춘 유격수로 큰 기대를 받았지만 2023년 첫 해 옆구리 부상 악재 속에 113경기 타율 2할5푼7리(334타수 86안타) 4홈런 51타점 OPS .724로 기대에 못 미쳤다.
이적 2년차가 된 지난해에는 부상도 없는데 73경기 출장에 그쳤다. 타율 2할1푼9리(137타수 30안타) 2홈런 13타점 OPS .604로 2018년 주전으로 올라선 뒤 최악의 성적을 냈다. 장점인 장타력을 완전히 잃었고, 수비까지 흔들리면서 벤치에 앉는 시간이 길었다.
무려 4번이나 2군행 통보를 받는 시련을 겪었다.
2023년 유격수로 107경기(95선발·827이닝) 출장했지만 지난해에는 29경기(18선발·150⅔이닝)를 뛰는 데 그쳤다. 유격수 수비율(97.1%→92.4%)이 1년 만에 급격하게 떨어졌고, 주전 자리를 박승욱에게 넘겨주며 3루, 1루까지 커버했다. 하지만 3루에 손호영, 1루에 나승엽이 있어 노진혁이 주전으로 뛸 자리가 없었다. 손호영이 햄스트링을 다쳐 빠졌을 때도 뭔가를 보여주지 못했다. 바카라사이트
노진혁과 함께 또 다른 베테랑 김민성도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들어가지 못했다. 지난해 1월말 김민성은 원소속팀 LG와 2+1년 최대 9억원 조건에 FA 계약한 뒤 롯데로 트레이드됐다. 롯데는 내야 유망주 김민수를 보내며 즉시 전력으로 쓸 수 있는 김민성을 데려왔다.
한동희가 상무 입대를 앞둔 롯데에서 주전 3루수로 쓸 계획이었다. 시즌 개막전부터 선발 3루수로 나와 첫 타석부터 김광현에게 홈런을 치며 기분 좋게 친정팀 복귀 신고를 했지만 35경기 타율 2할(70타수 14안타) 2홈런 8타점 OPS .678이 1군 성적의 전부. 대부분 시간을 2군에 머물렀다.
6월12일 사직 키움전에서 6-0으로 앞선 7회초 포구 실책을 범한 뒤 교체됐고, 이튿날 2군으로 내려간 뒤 돌아오지 못했다. 퓨처스리그에서 계속 뛰었지만 9월 확대 엔트리 이후에도 콜업이 없었다. 퓨처스리그에선 45경기 타율 3할5푼2리(128타수 45안타) 5홈런 25타점 OPS .997로 잘 쳤다.
롯데는 김태형 감독 체제로 바뀐 지난해 야수진 세대 교체에 성공했다. 특히 내야에 1루수 나승엽, 2루수 고승민, 3루수 손호영이 주전으로 순식간에 자리잡았다. LG에서 트레이드로 넘어온 손호영이 잠재력을 터뜨리면서 3루수로 뛸 수 있는 김민성, 노진혁의 입지가 눈에 띄게 축소됐다.
여기에 올겨울 두산과 트레이드로 영입한 전민재, 상무에서 군복무를 마친 한태양, 김태형 감독의 기대를 받는 2년차 이호준까지 합류해 내야진이 훨씬 더 젊어졌다. 팀 입장에선 어느 정도 견적이 나온 베테랑들보다 새로 들어온 선수들의 가능성을 캠프에 가서 직접 확인해야 한다. 모두 유격수 자원들로 박승욱과 경쟁에 돌입한다.
지난해 리빌딩으로 뚜렷한 성과를 낸 롯데로선 굳이 하향세의 베테랑들을 억지로 쓸 필요가 없다. 세대 교체에 박차를 가하는 시점에서 30대 중반을 넘어선 노진혁과 김민성은 냉정한 현실에 마주했다. 하지만 아직 계약 기간이 남아있는 FA 선수들이라 마냥 썩힐 수도 없다. 특히 노진혁은 샐러리캡 시대의 고액 연봉 FA 선수라 구단도 부담이 크다. 두 선수가 절치부심해 예비 전력으로 기회를 살리길 바랄 수밖에 없다.